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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이 썸띵

시놉시스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갓 이민 온 고등학생 예은. 영어를 못해서 입학이 유예된 예은이를 막연히 걱정하는 한인 교회 어른들, 말이 통하지 않는 예은이를 무시하는 교포 2세 아이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중, “언어는 중요하지 않아. 우리는 언젠가 다같은 성령의 언어(방언)를 쓰게 될 테니까.” 라는 교회 오빠의 단비같은 말에 홀딱 넘어간 예은. 그를 사로잡기 위한 가짜 방언을 연습하는데...
연출의도
강력히 각인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습니다. 교회 부흥회 날, 모든 사람들이 방언기도를 하는 장면입니다. 교회 집사님들, 장로님들, 그리고 초등학생이었던 제 친구들까지 모두가 알아들을 수 없는 큰 소리로 기도했습니다. 흥정소리가 가득한 장터같기도 하고, 공연 전의 들뜬 관중들 같기도 했습니다. 방언을 못하는 저는 그 사이에서 눈을 감고 무슨 말이든 하는 척 하며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곤 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방언이 안나와요.” 제 말에 교회 어른들은 '방언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언젠가는 말이 터져나오는 축복을 받을 것'이라 얘기해 주었습니다.
뉴욕에서 한국인 유학생으로 산다는 건 이따금씩 그 순간을 생각나게 합니다. 늘 스트레스받고 무언가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쉴새없이 이야기합니다. 내용이 무색하게 휘발되는 스몰 토크들. 적절히 응수하지 못해 바보가 된 순간들. 저는 그들 사이에서 나도 언젠가 기적처럼 말문이 트이리라, 언어의 '축복'이 강림하길 바랐습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세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에 소속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영화를 유쾌하게 바칩니다.